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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큰 힘, 가족

사춘기 딸, 갱년기 아내... 나는 중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by asics1 2025.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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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딸, 갱년기 아내

 

사춘기 딸과 갱년기 아내. 말만 들어도 긴장되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제가 겪게 될줄을 몰랐습니다.

 

이제는 많이 지나 갔다고는 하지만, 저희집도 아직도 이 두개의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상황입니다. 

생각해보면, 저희집 말고라도 많은 가정에서 두 개의 태풍이 만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상당한 확률로 말이지요.

 

이렇게 두명의 소중한 가족이 인생의 큰 변화를 겪을때, 그래서 감정의 파도가 집안을 휩쓸때,

그 사이에 있는 '아빠'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어떻게 감정의 중심을 잡고 가족의 균형을 지켜내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아마 정리를 하다보면 하나의 글이 아니라 여러개의 글로 좀 길어 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나 아래 방법 이외에도 좋은 방법이 있으시면 저에게도 공유해 주시길 바랍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아직 태풍이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지요.

 


사춘기와 갱년기, 두 개의 폭풍이 동시에 온다.

딸이 겪고 있는 사춘기는 정체성의 혼란과 독립의 욕구가 부딪히는 시기입니다. 말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입니다.

말수가 줄고, 서로(?) 눈치를 보게 되고, 한 마디 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죠.

어제까지는 괜찮았는데 같은 대화를 하는데 버럭 화를 내고 문을 쾅 닫고 들어가기도 합니다.

분명히 저도 비슷한 시기를 겪었을껀데, 역시 남자와 여자가 겪는 사춘기는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반면, 와이프가 겪고 있는 갱년기는 몸과 마음이 동시에 흔들리는 시기입니다.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한 감정 기복, 무기력감, 건강 문제까지 겹치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는 건 비슷한 것 같네요.

 

이 둘이 동시에 집안에 있다는 건, 아빠 입장에선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긴장 속에 사는 일 입니다.

여기에 성적문제까지 겹치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워, 괜히 스마트폰을 꺼내 연락처을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감정 폭발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시그널.

직접 태풍을 겪으면서 느낀것은 그 감정들이 곧 지나갈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사춘기와 갱년기에 대해서 찾아봐도 두 시기 모두 호르몬의 변화로 감정의 조절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마치 와이프가 임신을 해서 뱃속에 아이가 있을때와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임신초에 2달을 해외출장을 가 있었는데, 저녁에 퇴근해서 숙소에 들어가면 와이프에게 연락을 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전화를 해도 힘들다고 화를 내고,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더군요.

나중에 이야기 하긴 했지만, 배가 부른 상태에서 목소리를 좀 더 잘 듣겠다고 서서 전화를 받는게 힘들었고,
막상 전화가 오지 않으면 그렇게 불안하고 제가 미웠다고 합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일시적인, 그리고 자연스러운 시그널이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족 감정의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는 가족 구성원 중에서 비교적 감정의 파동이 적은 사람이 바로 아빠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어쩌면 아빠만이 두 사람의 격한 감정이 부딪히지 않게 만드는 “감정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사실 두 명의 가족 구성원도 화를 내기는 하지만, 자기가 왜 그런지 당장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내가 예민해진 날엔 “힘들지? 오늘은 내가 저녁할게” 나 “오늘 저녁은 바깥에서 불닭에 소주나 간단하게 먹을까? ” 한 마디로 험악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고, 딸이 문을 ‘쾅’ 닫는 날엔 억지로 훈계하기보다 “괜찮아? 지금 당장은 말을 안하고 싶으면 안해도 되는데, 얘기하고 싶을 땐 말해. 사랑하는거 알지?”라는 말을 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설픈 타이밍에 어색한 말을 통해서 분위기가 더 험악해 질 수 있으니, 약간의 센스가 필요합니다. 

 

아빠도 혼자 견디지 말자

가정의 중심이 무너지면 모두가 흔들립니다. 감정의 완충지대 혹은 중간자의 역할은 때때로 외롭고 버겁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빠는 중심을 잡되, 사람이니 혼자 견디기 보다는 친구를 만난다거나, 짧은 취미활동, 아침에 가지는 혼자만의 시간, 혹은 글쓰기 등을 통해 자기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출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아빠

사춘기와 갱년기는 언젠가 지나갑니다. 하지만 그 시기를 함께한 가족의 관계는 오래 갑니다.

 

아빠가 중심을 잡고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을 바라본다면,
딸에게는 든든한 존재로, 아내에게는 평온한 버팀목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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